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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사랑회복수기 회복작 - 모두에게 연꽃이 피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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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11-03 16:32 조회4,9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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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회복 수기를 몇 자 적으려고 하니 감개무량”(과거를 돌이켜보면 한없이 기쁘다는 뜻)합니다.

저는 주위에서 술 대통령이라고 부를 정도로 술을 즐겼습니다.

지금은 술로 인해 친구들, 부모님, 형제, 자매, 배우자, 심지어 딸에게도 욕을 무진장 듣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술... 마신 지도 수십 년이 지난 것 같습니다.

그간 끊어보려 했지만 도저히 마음처럼 되지 않았고, 결국 형제와 딸의 보호 하에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6개월 가량 개방 병동에서 지내면서 계속 술 먹다가 들키고, 또 담배를 양말 속이나 발바닥 아래에 숨겨서 들어오다 보호사님한테 들켜 결국 안정병동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후 무사히 퇴원하고 약을 타러 갔더니 주치의 선생님께서 저에게 알코올 중독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후 또다시 술을 마시고, 공원 같은 곳에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기도 했습니다.

물건도 잊어버리기 일쑤였고 심지어 공원에서 집 가는 길을 찾지 못해 한두 번 공원에서 잠을 잔 적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알코올 중독이 이렇게 나를 망가트리는 무서운 병이었나 싶습니다. 아주 치명적이고 독하며, 만성 고질병, 나 뿐만이 아닌 가족도 힘들게 만드는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자 수술 한 번, 오토바이 사고 관련 수술 두 번, 중독 치료 입원 두 번을 겪는 동안 고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끝내 저는 못 고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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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동동주 한 병을 마트에서 사와 집에서 마시고 있었는데 아버지동생과 딸이 찾아와 가방에 제 옷을 주섬주섬 담더니 저를 데리고 차로 이곳 한사랑병원으로 왔습니다.

워낙 술에 많이 취한 상태라서 처음엔 느끼지 못했지만 막상 들어오니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최전방 지역 군부대 같은 기분이 나더라구요.

철조망에 가로막혀 있어서 여기가 어딘가 싶어 정신을 바짝 차렸습니다만 가족들은 저를 병원에 내려놓고 인사를 한 후, 차로 떠나버렸습니다.

그렇게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꼭 인생 낙오자가 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교육도 많이 받아보고, 중독에 관한 책도 읽어보고, 약도 잘 챙겨먹고, 식사도 잘 하다보니 몸도 마음도 조금씩 건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잠깐 여기에서 배운 내용들을 잠시 떠올려보면 알코올 중독은 뇌()의 기능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횡설수설하며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고 기억력이 완전히 파괴되는 등의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배웠고 습관, 유전도 많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입원하기 전엔 손과 발, 다리가 떨리는 현상이 항상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진 것 같습니다.

제가 오죽했으면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겠습니까?

이 쓰레기 같은 인간, 살아서 뭘 하겠노 했었지만 현재는 반성을 많이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을 용두산 공원에 비유하자면 총 194 계단인데 190 계단까지 올라온 것 같습니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계속 정진(挺進)하고 있습니다.

이 남은 네 계단이 마치 가시밭길 탱자나무와 같습니다.

저는 부처님을 믿는 불자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대한민국의 국보 제 771호인 반야심경과 772호인 금강경을 암송하고 있습니다.

저의 성장을 위해 하고 있습니다만 반야심경은 100% 암송이 되는데 금강경은 아직 50%도 암송을 못합니다.

앞으로 공부를 더 해야겠습니다.

제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행운과 만복이 가득하시길, 부처님의 자비하신 원력을 빌어 성불하옵니다.

오기전엔 담배는 월 30갑 정도 피웠는데 지금은 월 두갑 정도로 줄였습니다.

술도 점차 끊어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입원 전엔 오랜 세월을 매일 소주 한 병씩 마시던 저에게 100% 단주할 것이란 자신감은 없습니다.

그러나 강한 의지와 용기, 실천을 통하여 단주를 이뤄내고 남은 생을 건강히 지낼 수 있도록 계속 정진해보려 합니다.

연꽃은 물이 아무리 더러워도 끝끝내 꽃봉오리를 피운다고 합니다. 

함께 지내는 환우분들이 지금의 고난을 잘 이겨내고 각자의 인생에 연꽃이 활짝 피는 날이 찾아올 때까지 건강하시길 기원하고 싶습니다.

'인생은 거자필반, 회자정리'라는 공자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저 역시 반성하면서 겸손하게 살겠습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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