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태어날 때부터 알코올중독자였습니다. 

아주 어릴 적부터 집안에는 항상 술독이 있었고 저는 할아버지 술 심부름 전담이었습니다.

그 잘난 술 심부름 잘 했다고 매일 칭찬이었고 나는 마냥 기분이 좋았습니다.

술 이란 놈이 뭔지도 모르고 자주 접하다 보니 조금씩 맛도 보고 먹어보기도 하며 자랐습니다.

힘든 농사 일에 매달리는 시골 분위기와 집안 환경 탓인지 집에서나 들에서나 항상 술이 있었고 자연스레 술에 친숙해져 있었습니다.

어른들은 술에 대해 참 많이 관대했었고 이런 잘못된 관대함 속에 자란 저는 술 앞에 겁이 없어져 갔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소문난 주당이었고 문제아로 10대 후반부를 흘려보내야만 했습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 공부도 하고 농사일도 거든다는 핑계로 규모가 제법 큰 농사를 직접 지었죠.

그런대로 잘 지냈지만 매번 술이 문제였습니다.

부모님 속을 무진장 썩혔고 많은 가산을 탕진한 후 농촌을 떠나 취직하기로 결심을 했고 다행히 남들이 탐내는 직장에 취직도 하고 결혼도 했습니다.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지만 술을 끊지 못하고 적당히라는 미명 아래 술을 계속 마셨습니다.

술 때문인지 직장도 다니기 싫었고 내 사업도 하고 싶은 마음에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시작도 좋았고 과정도 순조로워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술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고 결국 가족과 주위사람들을 실망시켰고 어쩔 수 없이 가족과 떨어져 살게 되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지으며 단주와 재발을 반복하며 10여년의 시간을 보내다 마지막 70여일의 장취 끝에 구급차에 실려 어느 지방 중형병원 응급실에 실려 가게 되었습니다. 내과 치료를 받는 중 예전에 인터넷으로 알게 된 김해 한사랑 알코올 중독전문병원이 떠올랐습니다.

곧 바로 전화 예약을 하고 내과 병원을 퇴원하자마자 지치고 너덜너덜해진 몸과 마음을 끓어 않고 한사랑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입원 초기에는 치료되면 다행이고 아니면 지옥행이라 생각하며 뭐가 뭔지도 모르고 멍하게 며칠을 보내는 중 담당 주치의님과 면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몸 상태에 대해 느껴보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라 하셨습니다.

며칠 뒤 면담 중 복지사님께서 현재의 느낌과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을 해보라 권하셨습니다.

저는 몸과 감정의 상태를 알아차리려 노력하며 매일 매일 순간 순간을 느끼려 애쓰다보니 조금씩 느끼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4층 마루홀 강의실에서는 여러 복지사님들의 중독에 대한 강의는 단주 유지와 회복과정 뿐 아니라 우리가 사회로 돌아가 다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지침서였고 도덕적 생활의 기초였습니다.

특히 술은 1차적이며 진행형이라는 말에 충격까지 먹어가며 그 말을 뼛속에 새겨 넣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명상을 좋아하지만 음악도 필수라 생각됩니다.

우리들 익히 잘 알고 있는 용서, 화해, 사랑, 배려, 감사 등의 단어들이 새롭게 다가왔고 마음까지 정화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감사란 말을 곱씹어보니 병원의 모든 의료진과 종사자, 밥차를 운전하시는 여사님마저도 우아하게 보여집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술을 영혼의 주인으로 섬기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후회, 수치, 부끄러움 따윈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극복해야 할 과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환우 여러분,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하늘로부터 천부의 권리를 부여 받는다고 합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는 이 말은 건강을 되찾고 자존감을 회복하여 각자의 이름값을 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여러분께선 혹시 네잎클로버(토끼풀)를 찾기 위해 노력해본 적이 있습니까?

저는 어릴 적 네잎클로버을 찾아다닌 기억이 있습니다.

행운의 상징 네잎클로버는 행운을 가져다 준다기에 책갈피에 넣어두려고 하루 종일 찾아 해매지만 겨우 한 두 잎 밖에 찾지 못했습니다.

0.001% 뿐이니깐요.

그런데 나머지 99.999%의 흔하디 흔한 세잎클로버의 상징이 노력이라는 것을 아십니까?

여러분, 진짜 행운은 노력이 기회를 만났을 때 나타나는 결과가 행운이고,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말하는 로또가 아니겠습니까?

저를 아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건승을 빕니다.